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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시대’… 상위권 안방마님, 방망이도 화끈

입력 | 2018-04-27 03:00:00

수비는 기본, 타격 좋으면 금상첨화… 양의지-이재원-유강남-김민식
타율 눈에 띄게 오르며 팀도 순항





포수의 기본은 수비다. 투수를 안정적으로 리드하고, 도루를 잘 막는 게 주 임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의 김민식(29)이 대표적이었다. 시즌 중반 SK에서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주전 마스크를 쓴 김민식은 전형적인 수비형 포수였다. 타격은 뛰어나지 않았지만(타율 0.222, 4홈런) 영리한 투수 리드로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런 김민식이 올해는 확 달라졌다. 방망이에도 눈뜨며 ‘공수겸장’ 포수로 거듭났다. 26일 현재 김민식은 타율 0.323(62타수 20안타)에 1홈런, 1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그는 휴식 대신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자원했다. 완벽한 주전이 되기 위해선 방망이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밤까지 쉴 새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풀타임 주전 2년차인 올해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5위에 자리한 KIA는 호시탐탐 상위권 진출을 노리고 있다.

KBO리그는 ‘타고투저’가 대세다. 공격까지 잘하는 포수를 보유한 팀은 훨씬 유리하다. 체력적인 부담이 큰 포수는 대개 8번이나 9번 등 하위 타선에 위치하는데 포수가 타격을 잘하면 상대 팀은 큰 압박을 받는다. 상대 투수로서는 쉬어 갈 틈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올해 KBO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수는 두산 양의지(31)다. 양의지는 원래부터 방망이를 잘 쳤다. 2015년과 2016년에는 2년 연속 3할 타율에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는 타격 솜씨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26일 현재 타율이 무려 0.412나 된다. 양의지는 10개 팀 포수 가운데 유일하게 중심 타선에 위치한다. 두산은 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3위로 도약한 LG에서는 포수 유강남의 타격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 타율 0.278에 17홈런을 쳤던 유강남은 올해는 타율 0.361에 7홈런, 2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LG 타자 중 타율과 홈런, 타점 1위다. OPS(출루율+장타율)는 1.123이다. 유강남은 지난달 28일 넥센전부터 이달 24일 넥센전까지 21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기도 했다. 2위 팀 SK의 포수 이재원 역시 타율 0.338에 1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반면 하위권 팀들은 포수들의 타격 부진이 고민이다. KBO리그의 대표적인 공격형 포수였던 강민호(삼성)는 타율 0.225, 2홈런에 그치고 있다. 지난겨울 4년간 80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했지만 아직까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현재 최하위다. 주전 포수 김태군의 군 입대 이후 한화에서 정범모를 데려온 NC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정범모의 타율이 0.136에 불과한 가운데 NC는 8위로 처져 있다. 포수 나종덕이 타율 0.071을 기록 중인 롯데는 9위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