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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뒷돈 경찰, 사무실서 돈 세다 덜미

입력 | 2018-04-26 03:00:00

건설업자에 봉투 받은 부산 사하서 50대 경감
경찰서 CCTV에 찍혀… ‘기소 의견’ 검찰 송치




부산의 한 경찰 간부가 건설사 관계자로부터 받은 뒷돈을 경찰서 사무실에서 세는 모습이 포착돼 불구속 입건됐다.

부산지방경찰청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사하경찰서 소속 A 경감(51)을 직위해제하고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A 경감이 건설사 관계자 B 씨를 음식점에서 만난 것은 지난달 2일. B 씨는 주택 건설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던 주민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상태였다. B 씨는 “사건을 잘 처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50만 원이 든 봉투를 A 경감에게 건넸다.

그런데 며칠 후 부산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 A 경감이 B 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투서가 접수됐다. 경찰의 확인에 A 경감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반면 B 씨는 “A 경감과 식사를 하면서 약간의 인사를 한 건 맞지만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음식점의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하지만 데이터 용량 문제로 사건 당일 녹화 영상은 지워진 상태였다. 그 대신 A 경감이 근무하는 경찰서 사무실의 CCTV에는 A 경감이 봉투에서 돈을 꺼내 세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별도로 자체 감찰이 마무리되는 대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 경감은 “평상시 급히 필요할 때 쓰려고 봉투에 넣어 다니던 돈이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