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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쌀값대책… ‘생산조정제’ 목표치 미달

입력 | 2018-04-26 03:00:00

벼 재배 줄인다며 되레 가격 올려… 다른 작물 재배 전환신청 66% 수준




쌀을 경작해온 논에 콩이나 옥수수 같은 다른 작물을 재배하면 정부가 보상금을 주는 ‘쌀 생산조정제’에 대한 농가의 신청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역대 최대 물량에 이르는 쌀을 사들여 쌀값을 올려놓으면서 농가들이 쌀 경작을 계속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쌀 경작지 5만 ha를 다른 작물 재배지로 전환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전환 면적은 3만3000ha(66%)에 그쳤다. 당초 농식품부는 쌀 생산조정제를 통해 올해 17만5000t 정도의 쌀 생산량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논에 다른 작물을 재배할 때 지원하는 쌀 생산조정제는 공급과잉인 쌀 생산을 감축하는 데 효과적인 정책으로 알려져 왔다. 농식품부가 2003∼2005년, 2011∼2013년 두 차례 시행한 이후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가 올해 170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이 제도를 다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쌀 생산조정제가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힘들게 된 것은 2017년산 쌀 가격이 1년 전보다 크게 올라 농가가 쌀농사를 포기하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15일 기준 80kg 1가마니의 가격은 12만7780원에 불과했지만 올 4월 같은 기간 가격은 17만1900원으로 34.5% 올랐다. 정부는 지난해 쌀값 회복을 위해 역대 최대량인 37만 t을 사들여 시중에 풀리는 쌀 공급량을 줄였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