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라 부시 여사 장례식 오바마-클린턴 등 1500명 참석… 트럼프 경호 이유 불참 ‘트윗 추모’
미국에서 ‘국민 할머니’로 불리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 부시 여사의 장례식이 21일(현지 시간) 미국 휴스턴 세인트마틴스 성공회 교회에서 열렸다. 부시 여사는 17일 휴스턴 자택에서 향년 93세로 삶을 마쳤다. 장례식에는 정치적 노선이 다른 전직 대통령 넷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장례식에 정치 명문가 인사들부터 평범한 시민들까지 약 1500명이 참석했다고 21일 보도했다. 아들 조지 W 부시, 남편 조지 부시는 물론이고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전직 대통령 부부가 장례식장 앞줄에 나란히 앉아 부시 여사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미국 시민들은 이 장면을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서 공유하며 “초당적이고 신사적인 모습”이라고 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경호 문제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고 멜라니아 여사만 보냈다. 그는 대신 트위터에 백악관에 걸린 부시 여사의 초상화 사진을 올리며 “바버라 여사를 추억하며 오늘 나의 모든 기억은 부시 가족과 함께한다”고 ‘트윗 추모’를 올렸다. 이에 현지 언론들은 “전직 대통령 부인의 장례식에 현직 대통령이 불참하는 일은 드물다”고 비판했다.
부시 여사가 50여 년간 다닌 세인트마틴스 교회의 러셀 레빈슨 목사는 부시 여사 임종 무렵 이야기를 소개했다. 부시 여사는 임종 몇 시간 전까지도 자신이 가장 아끼는 두 가지, ‘가족’ ‘책’과 함께했다는 얘기다. 가족과 의료진은 부시 여사에게 성경과 반려견 이야기를 담은 ‘밀리’란 책을 읽어줬다. 임종이 가까워지던 어느 날 부시 여사는 병문안을 마치고 돌아가려던 레빈슨 목사에게 이렇게 부탁했다고 한다. “남편에게 ‘내가 그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고 전해줘요.”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