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플로리안 아이그너 지음/서유리 옮김/288쪽·1만4500원·동양북스
하지만 통계학자였던 아브라함 왈드는 반론을 제기한다. 총탄을 집중적으로 맞아도 무사 귀환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당 부분이 오히려 튼튼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격추된 전투기들이 공격받은 부분을 찾아 보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반박했다. 전투기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조사 결과 왈드의 주장이 타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공한 사람이나 사례에 집중해 문제를 해석하다 보면 오류가 발생한다. 심리학에서는 ‘생존자 편향(Survivor Bias)’ 현상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행복한 우연과 자신의 성취를 혼동하는 인간 속성을 양자물리학과 진화생물학, 심리학, 천문학, 통계학, 철학 이론을 통해 분석했다. 성공과 우연의 상관관계에 대한 과학적 연구 결과물로 독자들에게 노력의 결과물에 대해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회보장제도, 기부문화와 복지, 공익사업 등이 왜 절대적으로 필요한지 그 철학적 논거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과학부 선정 ‘2018 올해의 과학 도서상’ 수상 작품이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