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프레드릭 배크만 지음/이은선 옮김/572쪽·1만5800원·다산책방
숲과 눈에 뒤덮여 긴 겨울을 보내는 베어타운은 일자리가 줄어들며 나날이 쇠락해 가는 마을이다. 사람들은 전국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청소년 아이스하키팀의 우승에 희망을 건다. 척박한 환경에서 신화를 이루면 정부와 기업이 관심을 보이며 새 아이스링크를 지어주고 콘퍼런스센터, 쇼핑몰을 건설해 마을이 살아날 수 있다고 꿈꾼 것.
베어타운은 인간 사회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도 꺼리지 않는 코치 다비드와 과정을 강조하지만 구닥다리 노인 취급을 받는 코치 수네는 성공 지상주의와 올바른 성장을 상징한다. 그러다 하키팀 에이스로, 왕자처럼 군림하는 부잣집 아들 케빈이 하키단장의 딸 마야를 성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마을은 극심한 갈등에 휩싸인다. 공동체는 갈가리 찢겨지고 상황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