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수 연세-고려대 스타 출신 조합 “청소년대표부터 30년 넘는 인연… 항상 믿고 상의하는 동반자 관계”
DB와의 챔피언결정전 도중 작전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는 문경은 SK 감독(왼쪽)과 전희철 코치. KBL 제공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문 감독과 전 코치는 이제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남을 세월 동안 그토록 기다린 순간에 바짝 다가섰다. SK는 DB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2패 후 3연승을 달려 정상 등극에 1승만을 남겼다.
SK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2000년이다. 문 감독은 삼성 선수 시절인 2001년 정상에 섰다. 전 코치는 동양에서 뛰던 2002년 우승 반지를 끼었다.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해묵은 무관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대학 시절 맞대결에서 치열하게 볼을 다투고 있는 당시 연세대 문경은(오른쪽)과 고려대 전희철. 동아일보DB
문 감독은 “전 코치가 중학교 때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해 일부러 보러 가기도 했다. 청소년대표부터 따지면 30년 넘게 가깝게 지낸다. 늘 믿고 상의하는 동반자 관계다”라고 말했다. 문 감독은 또 “챔프전 2연패에 빠진 뒤 3차전 전반에 20점 차까지 뒤졌을 때는 암담했다. 하지만 그 경기를 이긴 뒤 팀이 완전히 살아났다. 전 코치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수비 전술 변화 등 다양한 의견을 낸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문 감독과 전 코치는 2013년 처음 챔프전에 올라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에 4전 전패라는 수모를 안았다. 전 코치는 “선수 때 큰 경기 경험이 많았지만 지도자로서는 달랐다.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머리가 하얗게 됐다. 시행착오 속에서 배울 수 있었다. 요즘 감독님은 위기가 닥쳐도 태연한 모습을 지킨다”며 웃었다.
2006년 SK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브루나이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 시절 문경은 감독과 전희철 코치. 당시 김태환 감독과 강양택 코치, 임재현 방성윤도 자리를 함께 했다.
18일 잠실 안방에서 6차전을 치르는 문 감독은 “장갑 벗을 때까지 모른다. DB도 저력이 있다. 선수와 구단에 끝까지 방심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