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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전세계 술 맛본 애주가 “소주, 풍미 없이 달달해”

입력 | 2018-04-14 03:00:00

◇애주가의 대모험/제프 시올레티 지음/496쪽·1만8000원·더숲




프루노, 그라파, 비터스, 페르넷, 셰리주, 마데이라, 괴즈, 압생트 미드, 말레트.

이 책은 술을 정말로 사랑하는, 자칭 애주가라고 하는 저자가 자신이 맛본 전 세계의 술에 대한 이야기다. 정말 생전 듣도 보도 못한 술은 물론이고, 우리에게 익숙한 사케 위스키와 중국의 백주(Baijiu), 우리의 소주도 당당하게 출연한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소주는 어떤 모습일까?

저자는 소주에 대해 ‘한국의 진로 소주가 단일 브랜드 판매량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술’이며, ‘연속 증류와 희석으로 만든 한국 소주는 별다른 풍미가 없는 달달한 술’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달달함은 첨가물 때문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가 이 정도의 미각을 가졌다면 평범한 애주가 수준은 분명 넘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맨해튼의 소주 하우스에서 팔고 있는 ‘오이 소주’, 백세주와 소주를 반씩 섞은 ‘오십세주’까지 소개돼 있다. ‘연장자가 따라준 술을 마실 때 직접 바라보지 말고 옆으로 고개를 살짝 돌려 마셔야 한다’, ‘잔이 비었을 때는 직접 따라 마셔서는 안 되며, 따라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한국식 주도를 언급할 때는 ‘함께 마시며 가르쳐준 사람이 누굴까?’ 하는 궁금증도 살짝 든다.

방대하고 다양한 술 종류를 고려하면 상당히 많이, 깊게 알고 썼다는 느낌. 하지만 술이 그 나라의 수백∼수천 년의 역사와 함께 만들어져 온 ‘문화’라는 것을 고려하면 각각의 술에 대한 분량은 너무 적은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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