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입제도 혼란]“입시 코앞에 어떻게 해야할지…” 학생-학부모 정책혼선에 분통
“이러면 일반고 가야 유리한 거 아닌가?”
“글쎄….”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한 11일. 서울 양천구에 사는 최모 씨(41·여)는 중학교 3학년인 둘째 아들의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했다. 둘째 박모 군(15)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 입시를 준비했다. 상위권 대학 입시를 위한 학생부종합전형 준비에 일반고보다 유리할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최 씨는 “고입이 코앞인데 교육부 발표만 보면 도대체 어느 학교에 진학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다”며 “둘째가 ‘수능 개편이 1년 미뤄지면서 한 살 많은 형 대신 내가 실험대상이 됐다’며 투정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 중3을 가리켜 20년 전 ‘이해찬 세대’보다 더 혼란스러운 ‘김상곤 세대’가 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 장관의 이름을 딴 세대가 등장한 건 꼭 20년 만이다.
이해찬 세대는 과거 ‘하나만 잘해도 대학 갈 수 있다’는 교육부 발표만 믿었다가 대입에서 좌절을 겪은 1983년생(2002학번)을 뜻한다. 1998년 이해찬 교육부 장관은 ‘무시험 전형’, ‘특별전형’을 확대한 대입을 2002학년도부터(당시 중3 해당)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사이에서 학업에 소홀해도 된다는 인식이 퍼졌다.
▼ “이해찬 세대보다 더 혼란 우려” ▼
김상곤 세대는 이해찬 세대보다 더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입과 대입이 동시에 바뀌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자사고, 외고, 국제고 입시가 일반고와 동시에 12월에 진행된다. 또 2022학년도 대입은 선발시기부터 평가방식까지 대대적인 개편을 기다리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달라진 과목으로 수능을 치르는 첫해이기도 하다.
가장 불안한 건 자사고, 특목고 진학을 생각했던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배주연 씨(47·여)의 중3 아들은 자사고 진학을 준비했지만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배 씨는 “대입정책이 결정되지 않아 고교 선택에 신중해진다”며 “아들이 중간고사 기간인데 마음이 흔들릴까봐 아직 고입계획을 상의하지 못했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당장 중3 입시 전략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연구소장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8월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차라리 무관심하게 기다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