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부모-지인 주식고수”, 강사 돈 1억3000만원 대리 투자 수천만원 손해에도 거래 계속하자 女강사-학부모까지 갈등 확산 “강사가 관계 강요” SNS에 글
여성 강사가 학원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글은 학생의 자작극으로 확인됐다(본보 2월 22일자 A13면 참조). 해당 학생이 강사의 돈으로 주식 거래를 하다 실패한 게 이유였다.
8일 경찰 등에 따르면 2016년 초 서울 강남의 한 학원에서 여강사 A 씨는 자신의 강의를 듣던 10대 B 군을 알게 됐다. B 군은 A 씨에게 “부모님이 주식 투자를 한다. 또 주변에 주식 투자를 잘하는 형들이 많다”며 수차례에 걸쳐 주식 관련 자료를 보여줬다. A 씨는 B 군이 추천한 주식을 매입해 수익도 냈다. 같은 해 4월 A 씨는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한 뒤 B 군에게 건넸다. 그리고 주식 거래 계좌에 1억3000만 원을 입금했다. 사실상 B 군에게 주식 투자를 맡긴 셈이다.
그러나 3개월 동안 B 군은 약 3000만 원의 손실을 봤다. A 씨는 “B 군에게 물었지만 ‘손실은 없다’고 둘러댔다”고 주장했다. A 씨에 따르면 같은 해 10월 또다시 손해가 발생하자 B 군은 연락을 끊었다. 이후 어렵게 연락이 닿자 A 씨는 손실금을 갚고 주식 거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B 군은 일부 돈을 갚았지만 이후에도 계속 주식 투자를 했다. 하지만 B 군은 A 씨가 주식 투자를 다시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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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군은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돼 현재 서울가정법원에 송치된 상태다. A 씨는 “내 잘못도 있으니 돈을 모두 돌려받고 싶은 생각은 없다. 아이가 반성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이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