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교밖 청소년 인턴십’ 3개월간 진로활동 지도… 업체들과 연계해 실무형 교육 교통비-학습비 등 月30만원 지원
“반려동물 간식 아이디어 냈어요”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반려동물용품점 ‘로렌츠’에서 인턴십을 하는 여인서 양(왼쪽)과 박정민 군이 자신들의 제품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있다. 박 군이 양손에 들고 있는 것은 반려동물 간식용으로 실험하는 말린 고구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올 2월 대안학교 졸업을 앞두고 여 양은 대학을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럼 졸업하고 뭘 하지’라는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기타 치며 노래 부르기, 여성 인권 활동 등에 관심 있지만 자립할 수 있는 직업이 될지는 자신이 없었다.
그때 친구가 추천한 서울시 ‘학교 밖 청소년 인턴십 사업’에 신청했다. 2015년 5월 길에 버려진 새끼 고양이 ‘라떼’를 데려와 키우던 여 양의 눈에 인턴십 관련 업체 40여 곳 가운데 로렌츠가 들어왔다. 반려동물 간식을 직접 만들어 새로운 반려동물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는 스타트업 로렌츠는 ‘일해 보고 싶은 직장’으로 다가왔다.
여 양과 함께 로렌츠에서 인턴을 하는 친구 박정민 군(19)은 수제 간식을 개발한다. 채 썬 고구마를 하나는 그대로, 다른 하나는 쪄서 말려 봤다. 건조기에서 섭씨 45도로 12시간, 70도로 7∼9시간 등 온도와 시간도 달리해 봤다. “찌지 않고 생으로 말려도 식감이나 질감이 괜찮은지 테스트해 봤는데 실패네요. 너무 딱딱해요.” 박 군은 별다른 디자인 없이 건조 상태로 나오는 간식들에 뼈다귀나 닭다리 같은 모양을 넣어 상품성을 더해볼 생각이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대안학교 재학생 등 정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의 진로 활동을 돕기 위해 ‘학교 밖 청소년 인턴십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학교 밖 청소년 122명이 사업장 88곳에서 인턴십 활동을 했다. 올해 지원하는 학생은 약 100명. 기존 약 30명에서 대폭 늘렸다. 인턴십은 연 2회로 상반기 인턴십이 끝나는 6월 말 하반기 인턴십 대상자 약 50명을 모집한다.
인턴십 대상자가 되면 교통비 식비 학습비 등으로 월 30만 원을 받는다. 올 상반기에 선정된 학생 50명은 지난달 말 제과점, 레스토랑, 전통매듭 장신구 공방과 자전거 수리, 오토바이 정비 같은 기계정비 분야 등 사업장 40여 곳에서 인턴십을 시작했다. 이들은 그날 한 일과 감상 등 활동일지를 쓴다. 이를 바탕으로 참가자 만족도를 조사하고 11월 인턴십 발표회에서 우수 활동자를 선정한다.
시 평생교육국 청소년정책과 석상우 주무관은 “대안학교뿐 아니라 어디에도 다니지 않는 취약계층 청소년도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인턴십 대상자를 넓혔다”며 “청소년 수요 조사를 통해 사업장 역시 다양하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와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홈페이지(http://seoulallnet.org)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