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비오 더불어민주당 부산 중·영도지역위원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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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의 결백을 믿는다며, 피해를 주장한 A 씨 측의 박훈 변호사와 ‘1억 원 베팅’을 벌인 김비오 더불어민주당 부산 중·영도지역위원장이 29일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1억 원 기부 계획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선 국가폭력 앞에 희생되고 상처받은 분들과 소외된 사회적 약자 등을 위해 1000만 원 기부를 시작하겠다. 그리고 순차적으로 약속을 지켜나가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자신의 약속에는 박 변호사의 동의가 전제돼 있다고 강조하며 향후 순차적으로 기부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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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 전 의원 측을 향해 “당신들의 이야기가 맞는다면 바로 공개 사과하고 손해배상액으로 빚을 내서 ‘1억 원’을 정봉주 전 의원님께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 전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훈 변호사님. 받고 1억이다. 평소에 존경했던 분인데, 요즘 근황을 보면 실망스럽다”며 “저는 정봉주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다는 것에 1억 원을 베팅한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박 변호사는 해당 글 댓글을 통해 “계약 수락한다. 정봉주가 거짓말 했으면 2억 받겠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28일 “내 기억이 잘못됐음을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며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한 인터넷 매체 소속 기자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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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 전 의원의 결백을 믿는다며 1억 원까지 내걸었던 김 위원장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김 위원장은 28일 “박 변호사가 주장한 시간대와 관계없이 당일 정봉주 전 의원이 렉싱턴 호텔에 간 것은 확실한 듯 하다”며 “시간대 공방에 관계없이 박훈 변호사께 사과드리고 또한 피해를 주장하신 A 님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1억 원’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을 두고 비난이 일자 김 위원장은 다음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죄송하다”며 “누구보다 고통을 받았을 A 씨와 박훈 변호사를 비롯한 미투 관련 피해자분들께도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손 잡아주고 싶었다. 오랜 동지였던 정봉주의 진정성을 믿었기에 더욱 그랬다”며 “잘못 되었다. 진실규명에 앞서 가볍게 이뤄진 제 행동을 깊이 반성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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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댓글로 1억 원 기부 계획을 묻는 질문에 “사회의 어려운 곳들을 하나씩 찾아내 약속을 지켜나가겠다. 박훈 변호사님도 흔쾌히 수락하셨다. 거듭 죄송하다”고 답했다.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박훈 변호사와 여러분이 동의하는 필요한 곳에 기부토록 하겠다”며 재차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1000만 원 기부하고 면피하려는 것 아니다. 앞으로도 변호사님의 사전 동의를 얻어 약속을 지켜나가겠다.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