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류현진(31)이 정규시즌을 앞두고 최종 점검을 마쳤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4.2이닝 동안 86구를 던지며 9안타 2볼넷 3삼진 3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다저스가 4-3으로 앞선 5회말 3루 덕아웃 근처에서 수도관이 파열되는 해프닝으로 조기 종료됐고, 류현진은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됐다.
이로써 류현진은 4게임에서 3승1패 방어율 7.04(15.1이닝 12자책점)를 마크하며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류현진의 정규 시즌 첫 등판은 4월 3일 오전 10시 30분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다.
이날 류현진의 빠른 공 최고구속은 148.7㎞(92.4마일)까지 나왔고, 컷패스트볼(커터·23개), 커브(18개), 체인지업(14개), 투심패스트볼(투심·3개) 등 모든 구종을 점검했다. 3개의 삼진을 유도한 구종은 모두 체인지업이었다.
가장 눈에 띈 대목은 장타를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안타의 대부분이 소위 ‘먹힌 타구’와 땅볼이었다. 이는 볼 끝의 움직임이 좋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1-1로 맞선 2회 1사 만루에선 루이스 발부에나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지만, 2루수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송구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시속 120.7㎞(75마일)의 커브를 바깥쪽 낮은 코스에 완벽하게 던져 땅볼을 유도한 것 자체만으로 의미가 컸다. 수비만 뒷받침되면 위기를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인했다.
우타자를 상대로 커터를 적극적으로 구사한 점도 눈에 띈다. 류현진의 우타자 상대 주무기는 서클체인지업이다. 체인지업은 투수가 빠른 공을 던질 때와 같은 팔스윙으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위해 던지는 구종이다. 우타자 기준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며 떨어지는 궤적을 그린다. 그러나 이날은 우타자의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휘는 커터의 비중을 늘렸고, 성공을 거뒀다. 상대 우타자는 류현진이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졌다고 생각한 순간, 공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몸쪽으로 꺾여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몸쪽 커터는 배트 손잡이 부분에 공을 맞혀 땅볼을 유도하는 목적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