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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평창올림픽 ‘전파지킴이’, 컬링장 “영미~” 소리 세계로 보낸 1등 공신

입력 | 2018-03-28 03:00:00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내내 국민 유행어가 된 여자 컬링대표팀 김은정 선수의 ‘영미∼!’를 자칫하면 듣지 못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 선수들이 작전을 지시하는 목소리와 탄성은 물론이고 스톤이 얼음을 긁는 미세한 소리까지 생생하게 시청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선수 몸에 부착하는 무선마이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개회식을 눈앞에 두고 무선마이크 잡음으로 방송 중계가 어렵게 되자 올림픽 방송을 주관하는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 측은 비상이 걸렸다. 결국 ‘전파 지킴이’로 불리는 우리 전파관리 전문가들이 긴급 투입되었다. 이들은 이틀 내내 컬링경기장 안팎의 각종 신호를 추적해 잡음을 깨끗하게 해소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선수들의 다급한 외침과 긴장감이 전파를 타고 우리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었고, 컬링은 이번 올림픽의 최고 인기 종목으로 부상했다.

컬링뿐만 아니라 겨울올림픽의 모든 경기 종목에 최첨단 기술 무선기기와 전파가 사용되었다. 20km 설원을 달리고 있는 바이애슬론 선수의 위치와 기록을 출발점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데도, 아이스하키 선수의 격렬한 몸싸움과 긴장감을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할 때도 다양한 무선기기와 이를 연결하는 전파가 활용됐다. 일반적으로 올림픽을 생각할 때 ‘전파’라는 단어를 함께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전파 없이 경기가 치러질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국제경기에 전파의 역할은 중요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국내외 선수단, 관계자 등이 사용을 신청한 무선기기만 10만 대가 넘었다. 이 정도 규모의 무선장비를 한정된 지역에서 문제없이 운영하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평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동안 대규모 무선기기 사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전파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 250명을 ‘전파 지킴이’로 파견했다. 이들은 올림픽 준비 기간부터 폐막 때까지 선수촌 아파트 지하 사무실, 야외 경기장 주변 컨테이너박스에 상주하며, 혼신이나 간섭이 발생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해결하는 숨은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다.

전파 지킴이의 활약은 평창 올림픽이 처음은 아니다. ‘2002 한일 월드컵’,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국제경기에는 모두 참여해 전파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그동안 쌓은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다른 올림픽에서는 찾아보지 못한 수준 높고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대회를 찾은 각국 관계자들로부터 호평과 감사의 인사를 받았다.

이번 올림픽은 5세대(5G), 초고화질(UHD) 등 새로운 형태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선보여 ‘사상 최대의 ICT 올림픽’으로 각광받았고,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5G 상용화 정책은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18’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이와 같은 눈부신 성공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본연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한 전파 지킴이와 같은 이들의 땀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라고 생각한다. 춥고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순간 최선을 다한 전파 지킴이들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낸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낮은 자리에서 올림픽의 열정 어린 순간을 함께한 이들에게 격려와 관심을 보여주시길 소망한다.

김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