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구속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수인번호 716번으로 불리게 됐다. 이날 새벽 0시20분께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대통령은 신분확인, 건강진단, 개인물품영치, 수용 물품 지급 등의 절차를 거친 뒤 네 평 남짓한 독방으로 들어갔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 이 전 대통령은 미결수 수의에 수인번호 716번을 받았다. 원칙대로라면 구치소 안에서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님’이나 ‘피의자’ 대신 가슴에 달린 수인번호로 불린다.
이 전 대통령은 왼쪽 가슴에 수인번호를 달고 ‘머그샷’도 찍었다. 수용자들은 수감복을 입은 후 키 측정자 옆에 서서 수용기록부 사진을 찍게 되는데 이것이 머그샷이다.
식사는 1400원짜리 ‘1식 3~4찬’을 준다. 서울동부구치소의 이날 아침 식단은 빵과 잼, 두유, 양배추 샐러드, 점심은 김치찌개와 멸치볶음이 나왔다. 저녁은 수제비국과 어묵조림 등이 나온다. 수용자들은 식사 뒤 세면대에서 스스로 식판과 식기를 씻어서 반납해야 한다. 독거실 수감자도 예외 없다.
일과도 일반 수용자와 동일하게 진행된다. 미결수는 노역을 시키지 않는다. 증거인멸이나 도주를 막기 위해 수감시켰을 뿐 죄가 확정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이 노역을 하는 것 보다 훨씬 고통이라는 게 경험자들의 증언이다. 한 구치소 경험자는 언론에 “운동하는 것 빼고는 늘 방 안에 계속 앉아있어야 한다”며 “그게 교도소가 사람에게 벌을 주는 방식이다. 이건 어지간히 집에만 있는 집돌이 집순이가 아니면 못 버틴다. 일 하고 싶으면 신청하면 되지만 필요 없어서 어지간하면 안 시킨다”고 설명했다.
하루 45분 정도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고 또 하루 한 차례 10~15분간 외부인의 면회가 가능하다. 취침시간은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다.
법무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일반 수용자와 동등하게 처우하되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도 함께 고려해 엄정하게 수용,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