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탑재한 에어컨 속속 출시
꽃샘추위가 매섭지만 삼성전자, LG전자 에어컨 생산 공장이 내뿜는 열기는 여름처럼 뜨겁다. 에어컨이 공기청정 및 제습 기능 등까지 흡수해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 잡으면서 매년 에어컨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가정 내 이용자 동선을 파악해 온도를 조절해주는 인공지능(AI)까지 탑재한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에어컨 인기는 더 높아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들어 LG전자 창원공장의 에어컨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정도 늘어났을 정도다. 여름이 오기 전 미리 에어컨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의 문의가 벌써부터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2018년형 무풍에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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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2018년형 무풍에어컨은 무풍 냉방 유지 가능 시간을 기존 8시간에서 24시간으로 늘렸다. 이용자는 제품을 껐다 켰다 할 필요 없이 하루 종일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 플랫폼인 ‘빅스비’가 탑재돼 복잡한 기능도 음성으로 간편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음성인식은 온도를 어떻게 조절하고 싶은지 구체적인 명령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자연어로 말해도 사용자의 평소 사용 패턴을 반영해 알아서 작동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이용자가 특정 온도로 낮춰 달라고 말해야 했다면 이번 신제품은 “더워”라고만 말해도 평소 선호하던 패턴에 맞춰 온도를 낮춰 준다. 무풍 음성인식 기능의 경우 “현재 날씨에 맞춰 작동해줘” 또는 “낮잠 자는 아기에게 맞는 모드로 작동해줘”같이 다양한 모드를 자연어로 실행할 수 있다.
LG전자 2018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
LG전자가 신제품에 탑재한 인공지능 플랫폼 딥씽큐에는 독자 개발한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기술 등을 탑재돼 있어 에어컨이 이용자의 말을 이해한다. 이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식률은 더 높아진다. 딥씽큐는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해 사용자의 언어 사용 패턴을 스스로 익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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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정해진 명령어뿐 아니라 “더워” “추워” 같은 자연스러운 반응도 인식해서 작동 여부를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이용자가 문득 “아 덥다”라고 얘기하면 에어컨이 “희망 온도를 낮출까요?”라고 물어본다. 만약 이용자가 “1도 낮춰줘”라고 답하면 희망 온도를 조정한 후 “23도로 낮췄습니다”로 대답한다.
LG전자 관계자는 “고객이 사투리를 사용하는 경우를 감안해 지역마다 다른 억양 데이터도 확보했다. 억양이 달라도 에어컨이 고객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 또 에어컨이 스스로 고객의 언어 사용패턴을 학습하기 때문에 사투리도 쓰면 쓸수록 인식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LG전자는 고객들이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용해 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연결성도 확대했다. 신제품은 LG전자의 인공지능 스피커 씽큐 허브(ThinQ Hub)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네이버, SK텔레콤, KT 등 여러 기업이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와 모두 연동할 수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