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내용 정리해 신문 초안 작성 송경호-신봉수 부장검사 조사 맡아 MB측 이르면 12일 변호인 선임계
MB정부 ‘왕차관’ 피의자 신분 출석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1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소환을 사흘 앞둔 이날 검찰에는 박 전 차관 등 관련자들이 줄줄이 소환됐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검찰, MB 소환 전 막바지 보강조사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11일 불법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58)과 송정호 청계재단 이사장(76),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48)를 소환해 조사했다.
송 이사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 출신으로 이 전 대통령 당선 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취임준비위원회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측근이다. 그는 2009년부터 이 전 대통령이 설립한 청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송 이사장은 과거 이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적이 있어 이 전 대통령 주변의 자금 흐름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 전무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로 소환됐다. 이 전무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74)이 성동조선해양 경영진 등 기업인들로부터 받은 돈 22억5000만 원을 이 전 대통령 측에 넘기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 ‘검찰 vs MB’… 창과 방패의 법리 싸움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한 차례 소환으로 끝낸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14일 대면조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 등 수사 내용을 정리하면서 이를 토대로 신문 항목 초안 작성에 돌입했다. 사전 리허설을 통해 질문을 추려내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최측근 법률 참모들과 함께 검찰 소환 조사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변호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지낸 정동기 변호사(65·8기)와 강훈 변호사(64·14기), 피영현 변호사(48·33기) 등이 맡는다. 강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법무비서관을 지냈고 2008년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 집행정지 신청 행정소송에서 이 전 대통령 측 법률 대리를 맡은 바 있다. 이들은 이르면 12일 변호인단 선임계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