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성 변호사 포스텍 상담센터 자문위원
자연인 아닌 법인이 성희롱을 할 수는 없다. 법인을 잡아 가둘 수도 없다. 여기서 말하는 사업주란 근로자를 고용한 자연인을 뜻하는 것만 같다. 그런데 교과서를 보니 사업주란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하는 경영주체로서 개인사업체에서는 자연인이지만 회사나 그 밖의 법인에서는 법인 자체란다. 이쯤 되면 혼란스럽다. 법에서 말하는 사업주는 누굴까?
법인의 대표자나 대리인 사용인 종업원 등이 성희롱 피해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면 그 직접 행위자도 벌할 수 있다고 따로 정하고는 있다. 하지만 법인이 사업주라면 사업주에게 성희롱을 하지 말라는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의문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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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사업주이든 국가기관 등의 장이든 비슷한 잘못에는 비슷한 처벌이나 제재가 있어야 하는데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장의 성격을 갖지 않는 국가기관이나 지자체에는 처음부터 적용될 수 없다는 데 있는지 모른다. 국가기관·지자체에 적용되는 ‘양성평등기본법’에는 성희롱 2차 피해 유발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
성희롱 예방 및 대처를 위한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은 지난해 이루어졌다. 고무적인 일이다. 하지만 변호사가 읽어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점이 있다면 뭔가 좀 이상한 것이 아닐까. 법 적용 대상과 적용 가능성 등 기본적인 사항에 관해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한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한편으로, 비슷한 잘못에 대해서는 형사 처벌을 포함한 비슷한 수준의 제재가 내려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입법 개선도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박찬성 변호사 포스텍 상담센터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