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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이태균]남북 정상회담의 선제 조건들

입력 | 2018-02-20 03:00:00


이태균 중용의 리더십 연구소장

북한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행사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했다. 김여정은 청와대를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북을 제안했다. 겉으로는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 정상회담에는 아직 걸림돌이 많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이 먼저 대화를 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대화를 단절할 뿐 아니라 북한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과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먼저 대화를 하지 않으면 남북 정상회담 또한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둘째,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동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평화 공존을 깨는 도발적인 행동을 중지해야 한다. 단순히 유엔과 미국의 경제적인 제재를 풀기 위한 제스처를 보인 것이라면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지지를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셋째, 문재인 대통령은 야당 등 안보 불안을 갖고 있는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과거 평양에서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정치, 경제적인 이익을 얻은 뒤 한반도 평화 공존에는 기여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회담 개최 자체가 성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안보 등에서 손에 잡히는 실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넷째, 중국의 도움을 활용해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중국이 유엔의 북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북한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중국을 잘 활용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다섯째, 일본이 지나치게 한반도 문제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일본이 지나치게 끼어들면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훼방꾼이 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가 바라는 대로 핵을 포기하면서 유엔의 제재를 풀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핵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선택은 김정은에게 달려 있다.

이태균 중용의 리더십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