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SNS 세대들, 경기장 밖의 모습 속속 올려 화제
[1]한 손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스위스 스키 선수 파비안 뵈슈. [2]호주 스켈레톤 코치 로버트 더먼이 개회식에서 기념으로 받은 모자, 담요, 핫팩 세트를 하나씩 꺼내며 소개하는 모습. [3]영국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풀러가 개회식 전 대기실에서 피겨 선수와 장난치고 있다. [4]마스크 팩을 한 미국 스노보드 선수 숀 화이트. [5]스위스 스키 선수 안드리 라게틀리가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유튜브
○ 선수촌 일상부터 기념품 개봉기까지
영국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풀러(27)는 평창에서의 일상을 3∼4분 길이 ‘브이로그’ 형태로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브이로그는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특정 기간 있었던 일을 보여주는 일종의 영상 일기다.
호주 스켈레톤 코치 로버트 더먼(30)은 배경 음악을 넣는 등 수준급 영상 편집 기술을 가진 유튜버다. 더먼은 스마트폰과 마이크가 달린 캐논 DSLR 카메라를 번갈아 활용해 콘텐츠도 다양하다. 개회식에 참석한 뒤에는 기념품인 모자, 담요, 우비, 핫팩을 하나하나 꺼내 착용해 보는 ‘개봉기(하울)’ 영상을 제작했다. 선수촌 내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콜라를 먹는 방법이나 치과에서 치료를 받는 모습 등 직접 가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소소한 일상도 공개해 인기다.
스노보드, 스키 등 프리스타일 종목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특히 영상 촬영에 익숙하다. 평소 연습할 때도 각종 기술을 연기하거나 어려운 도전을 성공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서로 공유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스노보드 선수 이민식(18)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고프로 등으로 촬영한 영상을 수시로 공개하고 있다. 호주 스노보드 선수 스코티 제임스(24)는 직접 고용한 전문 카메라맨이 영상을 촬영해 주고 있다.
○ 영상, 사진으로 보는 더 솔직한 일상
편집 기술이 없어도 앱을 활용해 사진, 영상을 꾸밀 수 있는 인스타그램은 많은 선수들이 이용한다. 스위스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파비안 뵈슈의 ‘에스컬레이터 코리안 스타일?’ 영상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에서 뵈슈는 에스컬레이터 계단 밖에서 한쪽 팔로만 에스컬레이터 손잡이를 잡고 올라간다. 영상을 본 ‘스키 여제’ 린지 본은 “이 에스컬레이터가 어디 있는지 알고 싶다. 나도 꼭 해보고 싶다”며 트위터에 공유했다.
캐나다 쇼트트랙 선수 샤를 아믈랭이 동료들과 숙소에서 TV를 보는 모습을 담은 스토리는 의외로 국내에서 주목받았다. 숙소 바닥에 누워있는 선수들의 소탈한 모습에 누리꾼들이 “역시 온돌이 따뜻해서 바닥에 누워 있는 것”이라며 수차례 공유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중계를 위해 평창을 찾은 호주 ABC의 스태프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민소매와 반바지를 입고 리포트 장면을 촬영하는 카메라맨의 모습이 공개돼 웃음을 유발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