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
미국의 심리학자 레오 크레스피는 쥐의 미로 찾기 실험을 통해 결국 당근과 채찍 전략에서 효과를 일으키는 것은 현재 당근과 채찍을 얼마씩 주느냐가 아니라 ‘이전과 비교해서 얼마나 더 많이’ 주느냐라는 것을 발견했다. ‘크레스피 효과’다.
‘퍼줄리즘’이라는 비난까지 받는 무분별한 복지 정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권자들이 표를 주는 것은 지금 현재 누리고 있는 복지 혜택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추가적인 지원이 없다고 한다면 유권자들은 실망하여 다른 후보자에게로 간다. 표를 얻으려면 매년 새로운 복지정책을 도입하거나 금액이라도 조금씩 늘려가야만 한다. 결과는 어떻게 될까. 머지않아 나라살림은 고갈될 수밖에 없다.
취약계층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시행하는 지원 정책이 당장 일부 국민을 현혹할지는 모른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 좋다고는 했다. 그러나 급하게 먹다가 체할 수도 있고 자칫 목에 걸려 숨이 막히는 고통을 줄지도 모르는 일이다. 광풍이 지나가고 난 뒤 텅 빈 곳간을 다시 채우기 위해 뼈 빠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국민은 잘 알고 있다. 우리 국민은 매우 현명하다.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제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