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블로그
광고 로드중
“논두렁이 아름답고 여자들이 실종되는 도시 화성시 기안동에 살던 84년생”
유명 웹툰 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34)가 지난 2011년 블로그에 필명의 뜻을 밝혔던 내용이 뒤늦게 알려져 도마에 올랐다. 문제가 된 것은 ‘여자들이 실종되는 도시’라고 기안이 쓴 부분이다. 여성혐오적 시각을 드러냈다는 지적.
이 같은 사실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이 해당 내용을 게시판에 올리며 뒤늦게 알려졌고, 많은 여성 누리꾼을 분노케 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나는 기안84가 ‘논두렁이 아름답고 여자들이 실종된다’고 농담을 던진 화성 기안리 출신이다. 12, 13년 전이였고 우리 아파트는 기안리 안에서도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 아닌 그 아름다운 논두렁 한가운데에 있는 외진 단지였다. 나는 중학생이었고, 버스를 탈 때마다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광고 로드중
“당신의 가족이 실종 후 죽었다고 생각해봐라. 근데 웬 놈이 ‘누군가가 사라져 죽었던 동네’ 이런 식으로 너와 네 가족 살던 곳을 표현하면 어떻겠나” “화성시를 생각하면 무엇을 먼저 떠올리건 그건 개인의 자유지만 죄 없이 돌아가신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을지, 보내고 계실지 모르는데 그걸 드러내는 건 도리가 아니지 않나” “소름 끼친다. 남자들 버전으로 표현하면 ‘산이 아름답고 군인들이 죽어나가는 도시, 논산’ 이런 식 아니냐. 남자여자 할 것 없이 사람을 대상으로 저런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소름 끼친다”는 이들도 있었다.
기안84가 현재 출연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하차해야 한다는 글도 줄을 이었다.
반면 기안84의 표현을 두고 별 뜻 없이 해당 지역에 대해 쓴 내용이라는 의견, 또 여성 실종 범죄가 많이 일어났던 지역이라고 고의적으로 ‘디스’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한 누리꾼은 “자기가 태어난 곳을 은근히 디스하는, 마치 블랙코미디같이 비아냥거리는 느낌이다. 저도 여자지만 그냥 단순히 태어난 곳의 ‘묘사’라는 생각이 들 표현이 거슬렸다면 최소한 당사자의 생각을 들어보는 게 순서지 무작정 하차하라고 하는 건 성급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광고 로드중
이 밖에도 “누가 봐도 화성을 우회적으로 디스한 건데, 저걸 어떻게 여성비하라고 해석할 수가 있지? ‘미러링’이랍시고 논산이 어쩌고 하는 말도 나오던데 유치하다” “풍자 성격이 강한 것 같은데, 겉으론 아름다운 동네이지만 치안이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쓴 거지” “참 내, 팩트잖아요. 그걸 미화한 것도 아니고 자기 동네 비하인데” “화성시가 사람들한테 그런 식으로 인식이 되어 있어서 아름다운 논에 빗대서 씁쓸함을 표현한 것 같다” “이게 여성비하냐. 자기가 사는 도시에 사건 많다고 자기 동네 디스하는 거지” “범죄와 치안에 취약한 화성을 비꼰 거 아님?”라는 글이 이어졌다.
어떤 누리꾼들은 “‘기안84’는 그냥 화성시 기안동에 살던 84년생이라는 뜻이고, 화성시는 논두렁이 아름답기도 하고 여자가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던 곳이라고 말한 것 뿐이지 기안84를 설명한건 아닌 것 같다” “저 글 자체로만 보면 그냥 무색무취한 설명으로 보이는데? 여성 살인을 옹호한 것도 아니고 정말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묘사한 건데 그게 왜 욕먹을 일이죠? 화성이 아니라 서울 마포구였다고 치고 ‘매일 수십 명이 한강 다리에 올라가는 곳에 사는 84년생’이라고 소개하면 그것도 안 되는 건가요?” “‘기안84’ 뜻은 그냥 기안동에 살던 84년생이고 앞에는 그 동네 특징 얘기하다 보니 어쩔 수 없게 나온 얘기지”라고 전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