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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동아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주인공은 프로배구 삼성화재 전성시대를 열었던 신치용 고문과 신진식 감독.
신 감독은 하늘같은 스승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는 게 적잖이 부담스런 표정이었다. 3cm가 작은 신 고문(185cm)의 팔짱을 껴달라는 주문에 무릎을 살짝 굽혔다. 그러자 신 고문은 그런 제자가 밉지 않은 듯 어깨동무까지 하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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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도 실책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돌발적인 상황에 선수들의 대처가 미흡했다. 아직 초년병 감독이다 보니 배워야할 게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올 시즌 막판에 뭔가 보여주겠다는 의욕도 내비쳤다.
26일 현재 V리그 1위는 현대캐피탈. 시즌 후반이어서 2위 삼성화재가 선두를 탈환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넘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면 뭔가 보여주겠다는 게 신 감독의 구상이다. 신 고문도 “올 시즌 초반 삼성화재가 11연승하던 모습을 되찾으면 챔피언 결정전도 재밌을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사실 신 고문과 신 감독은 애정도 있지만 애증도 있다.
신 고문은 대학 동문(성균관대)으로 신 감독을 1996년 삼성화재로 영입했다. 그 과정에서 신 감독은 현대에 입단하길 원했지만 결국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스타 영입 전쟁이 극심하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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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조금 섭섭하고 아쉬움도 있었겠죠.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호주에서 지도자 연수를 했고, 홍익대 감독과 삼성화재 코치를 하면서 미래를 위한 준비를 착실히 할 수 있었으니까요.”
인터뷰 내내 두 사제는 서로를 응원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모든 걸 고려해 꼼꼼히 준비하는 스승의 리더십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신 고문은 “팀의 리더로 무한책임을 지는 게 쉽지 않지만 제자가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덕담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