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23일 개막
23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하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 위 사진부터). AP 뉴시스·동아일보DB
지난해 주도권을 빼앗긴 미국은 올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출격한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2000년 빌 클린턴 이후 18년 만의 다보스포럼 참석이다.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로 변수가 생겼지만 아직까지는 참석이 유력하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분절된 세계에 공유된 미래의 창조’. 트럼프 대통령으로 촉발된 국제 안보, 환경, 글로벌 경제 분열의 해결책을 찾는 자리다. 최근 WEF가 전문가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이 트럼프 대통령이 대변하고 있는 ‘스트롱맨 리더십’ 때문에 경제가 악화되고 정치 대립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보스 주변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비즈니스의 정치학’이 깔려 있다는 게 CNN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파격적인 법인세 감세를 골자로 의회에서 통과시킨 세제개편안의 최대 수혜자인 만큼 자신의 업적을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26일 폐막 연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의 우려를 불식하기보다는 ‘마이웨이’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기업, 미국 산업, 미국 노동자를 위해 참석한다”고 말했다.
○ 트럼프 vs 유럽
시 주석이 빠진 자리엔 유럽이 트럼프의 대항마로 나선다. 막판 대연정 타결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까지 합류하면서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빅4 국가 정상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EU 집행위원장으로서는 20년 만에 참석한다.
특히 올해 주목을 끄는 인물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미국 CNBC는 “지난해 다보스포럼 스타가 시 주석이었다면 올해는 마크롱 대통령”이라며 “세계화를 옹호하는 ‘다보스맨’인 마크롱 대통령은 올해 WEF 주제를 대표하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24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척점에서 자유무역과 유럽 통합을 옹호하고 국가주의의 부상을 견제하며 기후변화 공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지난해 9월 유엔 기조연설에서 일방주의를 강조하는 트럼프와 자유의 가치와 다극주의, 개방된 세계를 주장한 마크롱의 차이는 극명했다”며 “자유민주주의의 미래는 다보스포럼에서 만나는 두 명의 매버릭(이단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 다보스, “미래를 공유하자”
지난해 ‘미투(#MeToo)’ 열풍 이후 성평등도 올해 주요 의제 중 하나다. 2013년 한 명뿐이었던 다보스포럼 의장 자리 7개는 올해 모두 여성으로 채워졌다. 참석자의 21%에 달하는 여성 비율도 역대 최고다. 다포스포럼은 개최 직전 “정보기술(IT) 분야를 비롯해 고성장 산업 부문에서 남녀 간 임금과 지위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WEF가 뽑은 전 세계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상 기후가 차지했다. 올해 리스크 2, 3위에는 각각 자연 재해와 사이버 공격이 뽑혔다. 다보스는 현재 폭설로 주민 대피령까지 내려진 상황이다. 참석자들의 불편함을 우려하는 언론의 질문에 슈바프 회장은 21일 “환경은 다보스포럼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이 폭설은 다보스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한국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포용적 성장을 위한 사람중심 경제’를 설명하고 한반도 정세 세션에 토론자로 참석한다. 25일에는 ‘한국 평창의 밤’을 개최해 전 세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에 나선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위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