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모의고사’ 유럽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쇼트서 나란히 1,2위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샛별’ 알리나 자기토바(16)는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반면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러시아)는 얼굴을 찡그리며 혀를 내밀었다.
1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유럽피겨선수권 여자 싱글의 최대 관심사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탄 자기토바(세계 15위)와 부상에서 복귀한 메드베데바(세계 1위)의 맞대결이었다. 메드베데바는 지난해 말 부상(오른 발등뼈 미세 골절)을 당해 시즌 최강자를 가리는 ISU그랑프리 파이널과 러시아선수권(이상 지난해 12월)에 불참했다. 그러는 사이 이번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자기토바가 연달아 두 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전초전 격인 유럽피겨선수권에서 기선 제압에 성공한 선수는 자기토바였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에서 자신의 ISU 공인 최고점인 80.27점을 기록하며 선두로 나섰다. 자기토바의 점수는 메드베데바가 보유한 쇼트프로그램 세계 기록(80.85점)에 불과 0.58점 모자란 점수다. 자기토바는 쇼트프로그램에서 뛴 트리플(3회전) 점프에서 모두 가산점을 챙기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자기토바는 “이번 시즌 내가 펼친 쇼트프로그램 연기 중 최고였던 것 같다. 유럽선수권 참가가 처음이지만 긴장하지 않고 그동안 훈련해온 것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자기토바와 메드베데바의 맞대결 최종 결과는 20일 프리스케이팅을 통해 가려진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