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대 컨설팅 獨롤랜드버거 추산
세계 4대 컨설팅회사로 꼽히는 독일의 롤랜드버거가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오르면 기업 추가 부담이 연 75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정규직 전환에 따른 추가 인건비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매출 손실까지 합치면, 현 정부 노동 정책에 따른 각종 비용은 총 464조7000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롤랜드버거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기중앙회 주최로 열린 ‘노동시장 구조개혁 정책제언 보고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책 연착륙을 위해 일자리와 노동 정책에서 많은 변화를 겪은 독일을 잘 아는 롤랜드버거에 정책제언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중기중앙회는 롤랜드버거 보고서를 국회와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만 원이 됐을 때 사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추가 인건비는 75조6000억 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발생하는 추가 인건비는 66조1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근로시간이 16시간 줄어들 때 예상되는 매출 감소액은 323조 원이었다. 모두 합쳐 464조7000억 원으로 올해 정부 예산 428조8000억 원을 웃도는 규모다.
보고서는 대안으로 최저임금 산정기준을 소비자 물가지수와 근로자 생계비, 임금상승률로 명확히 하고 연령·산업·지역·직능별로 차등을 둘 것을 제안했다. 산입 범위도 기본금 외에 고정상여금과 숙식수당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시간 단축도 선진국이 연평균 1시간 안팎으로 줄여간 것에 비해 단축 속도가 빠르다고 지적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신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