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1988년 세종기지에 이어 4년 전 장보고기지도 세웠다. 막차로 남극조약에 가입했지만 2개 이상 기지를 보유한 10번째 국가다. 아시아에선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인도만 기지를 운영한다. 정부는 장보고기지 부근 암반에 활주로를 만들 계획을 검토했다. ‘세계 10강 남극국가’로서 열강과 어깨를 겨루려면 꼭 필요하다는 극지연구소 건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2016년 관리비용을 이유로 포기했다.
▷이동화 남경엔지니어링토건 대표는 1985년 남극탐험대 일원으로 남극을 밟았다. 이후 세종기지 건설 때 안전담당관을, 4년 전 장보고기지 건설 선발단장도 맡은 바 있다. 회사 이름을 ‘남경(南京·남극의 수도)’으로 지을 만큼 남극 사랑이 각별하다. 포기한 활주로 건설에는 500억 원가량 들고 격납고만 추가로 만들면 공항으로 쓸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남극까지 비행기로 6시간, 쇄빙선으로 9일(연료비 약 4억5000만 원) 걸린다. 연구도 연 70일에서 120일간으로 길게 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표는 “자원의 보고인 남극 투자는 후세와 미래를 위한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최영훈 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