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보다 1.08% 올라 901.23 마감
16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한 직원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16년 만에 900 선을 탈환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하지만 거침없는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과열 논란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해져 “코스닥이 ‘셀스닥(셀트리온+코스닥)’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 10거래일 만에 100포인트가량 급등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은 319조475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배기원 신한금융투자 신한PWM압구정센터 부지점장은 “오랫동안 짓눌려 있던 코스닥 투자 심리가 정부의 시장 활성화 기대감 등으로 한꺼번에 분출되고 있다”며 “상반기(1∼6월)에 950 선까지 무난히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새해 들어 코스닥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개인과 외국인투자자들이다. 특히 연말 양도소득세를 피해 증시를 떠났던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돌아왔다. 올 들어 15일까지 개인은 1조1952억 원, 외국인은 713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종목은 역시 제약·바이오주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처음 입성한 셀트리온헬스케어(2706억 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고 신생 바이오 기업인 신라젠(740억 원)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도 1∼4위를 제약·바이오 기업이 휩쓸었다.
○ ‘셀스닥’ 된 코스닥 우려
이에 따라 셀트리온 효과를 빼면 코스닥 상승세가 미약하다는 분석도 많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이달 12일 현재 셀트리온 3형제를 제외하면 코스닥지수는 759.04에 그친다. 당시 실제 코스닥지수(873.05)와 격차가 110포인트가 넘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바이오 버블’이 꺼지면서 코스닥 시장이 조정기를 거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에서 바이오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12.3%이지만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라며 “증시와 실물 경제의 괴리가 오래 지속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앞으로의 상승세는 다음 달로 예정된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에 달렸다는 분석도 있다. 대장주의 이탈로 코스닥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반면 셀트리온의 독주가 끝나면서 나머지 종목들로 온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이제 옥석 가리기에 나설 때”라며 “구체적인 실적이 없는 기업에 주가 상승세만 보고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min@donga.com·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