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에 올림픽 진출한 한국 아이스댄스 민유라-겜린 조
지난해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겜린 알렉산더(왼쪽)와 재미교포 민유라가 한국 여권을 들어 보였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민유라(23)와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팀을 구성해 활동 중인 겜린 알렉산더(25)는 또박또박 박자에 맞춰 아리랑을 불렀다. 민유라-겜린 조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프리댄스 배경음악으로 가수 소향의 ‘홀로 아리랑’을 사용한다. 이들은 음악에 맞춰 개량한복을 입고 연기를 펼친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겜린은 지난해 7월 법무부의 특별귀화 심사를 통과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미국 이름은 알렉산더 개믈린(Alexander Gamelin)이지만 그의 한국 여권과 주민등록증에 적힌 한국 이름은 ‘겜린 알렉산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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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라-겜린 조가 평창 무대에 오르면서 한국 아이스댄스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과거 케이팝 등 신나는 곡을 사용했던 민유라와 겜린은 평창에서 한국의 전통 음악을 알리기 위해 아리랑을 선택했다. 민유라는 “코치들은 아리랑이 외국 심판들에게 낯선 곡이기 때문에 (음악을) 바꾸자고 했다. 국제 심판 중에도 곡을 바꿔보라고 조언하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아리랑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 29위인 민유라-겜린 조는 팀 결성 초기인 2015년부터 미국 미시간주 노바이에 위치한 아이스링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들은 올림픽 피겨 국가대표 1∼3차 선발전에 참가한 유일한 아이스댄스 팀이다. 민유라는 “빙상 훈련(하루 4시간) 외에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발레와 모던 댄스 수업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손발을 맞춘 지 얼마 안 돼 겪은 아찔한 부상을 함께 극복하면서 팀워크가 더 단단해졌다.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의 어깨 위에 올라가 회전하는 리프트 동작을 하다가 민유라가 균형을 잃고 떨어진 것. 민유라는 뇌진탕을 일으켰고, 겜린은 민유라의 스케이트 날에 이마가 찢어졌다. 겜린은 “리프트 동작에 대한 공포심을 떨치기 위해 서커스 수업과 심리 치료를 받았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더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팀인 민유라(앞)와 겜린 알렉산더가 7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피겨 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개량한복을 입고 아리랑 음악에 맞춰 프리댄스 연기를 펼치고 있다. 평창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는 이들은 “프리댄스에 반드시 진출해 아리랑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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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