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민을 털어놓자 직장 동료는 그에게 ‘건강캘린더’ 작성을 권유했다. 박 씨는 “다이어리에 회사 업무나 학습 목표 등 1년 계획을 세우듯 건강 목표와 매달 체크해야 할 질환, 이를 예방하는 건강 관리 요령 등을 적어두고 수시로 점검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큰 질환을 앓은 뒤 의사의 조언에 따라 건강 스케줄을 짰다. 이제는 스스로 각종 질병에 대한 정보를 찾고 수시로 몸 상태와 건강 습관을 계획하는 건강캘린더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었다. 동아일보는 1일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에게 유용한 건강캘린더 작성법을 문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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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가장 최근 받은 건강검진 기록이나 질환 기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강검진을 받은 지가 오래됐다면 이달이라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자신의 건강을 ‘위협’해 빨리 치료해야 할 부분과 신체 중 ‘약점’을 보완할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며 “이후 자신의 신체 중 ‘강점’을 극대화하는 건강 습관을 어떻게 지속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중증 지방간에 복부비만, 고지혈증이 있지만 심폐지구력과 근력은 상대적으로 좋은 50대 직장인이 있다고 가정하면, 먼저 고지혈증과 지방간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계획부터 세운다. 봄까지 치료를 마친 뒤 여름부터는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약점인 복부비만을 줄이는 운동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구상한다.
더 건강해질 ‘기회’는 라이프사이클을 감안해 매월 초 한 달 계획을 짠다. 6월은 상반기 회계 결산 업무로 주말 근무가 자주 생길 것이 예상된다면 주중 이틀간 자신의 강점인 근력 강화 운동을 위한 시간을 미리 빼놓는 식이다.
건강 계획을 세울 때 ‘계절별 환경 및 질병’과 연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간을 줄이기 위해 유산소운동을 계획하더라도 고혈압이라면 추운 1월부터 무리하지 않는 게 좋다. 3월에는 일교차가 커 수면 부족 현상이 생기고 몸의 기능이 둔화된다. 이때는 운동을 하면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미세먼지와 꽃가루로 호흡기 질환이 크게 느는 4월에는 운동 시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이런 메모를 건강캘린더에 빼놓지 말고 기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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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