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가열되자 애플은 20일 “오래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면 추운 곳이나 배터리 충전량이 낮을 때, 수명이 다 됐을 땐 전자부품을 보호하기 위해 갑자기 기기가 꺼지게 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작년 아이폰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통해 전력 수요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유야 어떻든 아이폰 성능을 인위적으로 낮췄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애플의 뒤늦은 해명은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 됐다. 고객들이 이런 점을 알았다면 굳이 1000달러(약 108만 원)가 넘는 아이폰을 새로 사려고 했을까.
▷“우리의 목표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것으로 여기엔 전반적인 성능 관리와 기기 수명이 포함된다”는 애플의 변명은 군색해 보인다. 고객의 충성심을 담보로 한 기망(欺罔) 행위라는 배신감에 미국에서 집단소송이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2년 정도 쓰면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가운데 불거진 이번 사건에서 애플의 얄팍한 상술을 보는 듯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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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