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깜짝 FA 4년 계약… ML 진출 2년만에 국내 U턴 ‘두산 출신 FA’ 재미 못본 LG… 박명환 등 잔혹사 끊을지 관심
구단 사무실 앞에서 유광점퍼를 입고 포즈를 취한 김현수. LG 제공
프로야구 LG가 19일 자유계약선수(FA) 김현수를 4년 총액 115억 원(계약금 65억 원, 연봉 총액 50억 원)에 영입했다. 올해 초 롯데로 복귀한 빅보이 이대호(총액 150억 원)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금만 놓고 따지면 이대호(50억 원)를 앞지른다.
LG 구단은 김현수가 중심 타선의 한 축으로 활약해 팀 전력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신일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을 받으며 일찌감치 대성할 재목으로 주목받은 김현수는 연습생으로 입단한 두산에서 2008년 타격왕을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 잡았다. 우승을 차지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5년 프리미어12 등에서도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김현수는 “LG 선수들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팬들의 성원에 더 많은 승리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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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점퍼를 입게 된 김현수가 LG의 두산 출신 FA 영입 잔혹사를 끊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2007시즌을 앞두고 LG가 4년 40억 원에 두산에서 영입한 투수 박명환은 이후 LG에서 4시즌 동안 14승 수확에 그치며 FA 실패 사례로 평가받았다. 2004시즌 전 4년 30억 원에 영입한 투수 진필중도 3년간 3승 15세이브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진필중은 계약 당시 KIA 소속이었지만 이전 8시즌 동안(1995∼2002년) 두산(OB 포함) 유니폼을 입었다.
양 구단 사이에서 처음으로 나온 타자 FA 김현수가 과거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통상 타자에게 불리한 넓은 잠실구장에서 시즌의 절반 이상을 보내는 LG와 두산의 타자들이 이적을 결심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장타력에서 이득을 보기 위해서다. 앞서 두산에서 롯데로 둥지를 옮긴 민병헌도 잠실구장이 아닌 곳에서 자신의 실력을 확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이적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교체 선수로 출전하면서 떨어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도 타격 기계의 과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