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40여명과 송년회 앞서 발언 모임 끝난뒤 UAE 관련의혹 묻자 “나보다 기자들이 더 잘 알텐데…”
이명박 전 대통령(오른쪽)이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친이계 인사들과의 송년회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8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2시간 반 동안 측근 40여 명과 가진 송년회 때 오간 건배사라고 한다. 이 전 대통령에게는 대통령 당선일, 생일, 결혼기념일이 겹치는 이른바 12월 19일 ‘트리플데이’ 전야다. 올해는 77세를 맞아 희수(喜壽)연도 겸했다.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 전 대통령이 ‘5년 정권은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계속 발전해 나간다. 대한민국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송년회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는 갈등, 분열을 뛰어넘어 국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새해에는 좀 더 좋은 일만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기자들이 김태효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실 대외전략기획관 등 측근의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한 생각을 묻자 웃으며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그건 나한테 물어보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송년회 뒤에 기자들이 아랍에미리트(UAE) 관련 의혹에 대해 묻자 이 전 대통령은 “나보다 더 잘 알 텐데…”라며 말을 아꼈다.
송년회에는 정병국 나경원 정진석 권성동 의원, 고흥길 권택기 전 의원,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표와 함께 차를 타고 식당에 도착했다. 시위대 10여 명이 몰려와 ‘이명박 구속’을 외쳤다. 한 시위자는 식당 입구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에게 갑자기 달려들다가 경호원에게 끌려 나가기도 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