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과 회담서 “향후 3개월 중요”… 대화국면 조성 中역할 확대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앞으로 3개월이 평창 겨울올림픽 성공과 북한의 도발 중단을 통해 북-미 간 협상 계기를 마련하는 데 중요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 주석도 이견 없이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향후 3개월이 한반도 정세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 한중 정상이 의견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고 나오기 위한 중국의 역할 확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이 지목한 3개월은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고 미국 본토를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이 완성될 것으로 보는 시점이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핵에 외교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한이 3개월 남았다고 한 것과 일치한다. 미국이 향후 3개월 내 대북 군사 옵션을 검토하기 전에 한중이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데 공조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북한은 15일(현지 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서 설전을 벌이며 정면충돌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핵 비확산과 북한을 주제로 열린 이날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의 위협적인 행동의 지속적 중단이 있어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12일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것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이에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라고 강변하며 비핵화 테이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 핵무기가 “미국에 대한 불가피한 자위 수단”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