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내한공연 갖는 미셸 조너
미셸 조너가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한복을 입고 미국 필라델피아 거리에서 기타를 치는 뮤직비디오 장면. 조너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어 영상에 다양한 한국 문화를 담았다. 작은 사진은 조너 어머니(왼쪽)의 젊은 시절 사진을 활용한 앨범 재킷. 유튜브 화면 캡처·김밥레코즈 제공
암으로 한국인 어머니를 잃은 고통을 적나라하게 털어놓는 그는 지난해 4월 데뷔 직후 미국 대중문화 잡지 롤링스톤에서 주목할 신인으로 꼽혔다. 롤링스톤은 “긴장감 넘치면서도 통통 튀는 팝 음악은 깊은 감성을 담는 미셸 조너의 재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7월 발표한 두 번째 앨범 ‘Soft Sounds from Another Planet’도 롤링스톤 올해의 앨범 50에 선정됐다. 가디언은 “누군가를 잃는다는 절망이 감성을 극대화시켰다”고 평했다. 북미 유럽 공연을 마친 뒤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는 조너를 최근 전화로 인터뷰했다.
조너는 “올해 마지막 공연을 태어난 곳에서 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엄마가 틀림없이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릴 적 여름방학에 한국을 찾았던 그는 “서울에 가면 짜장면과 총각김치, 동치미를 먹고 홍대에서 쇼핑을 잔뜩 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만든 첫 앨범이 ‘사이코폼프(Psychopomp)’다. 조너가 카를 융의 책에서 발견한 ‘사이코폼프’는 죽은 영혼을 사후 세계로 데려가는 신화 속 존재다. 어머니가 두 번의 화학 치료 끝에 투병을 포기하려 했을 때 딸은 그 선택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자신의 바람을 뒤로하고 엄마의 죽음을 지켜본 경험이 사이코폼프와 같았다. 동명의 수록곡에는 그가 울음을 터뜨렸을 때 생전 어머니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괜찮아 괜찮아. 아가, 괜찮아. 울지 마(It’s okay sweetheart. Don’t cry).”
조너는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웠을 때의 엄마를 기억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가 뮤직비디오에서 입은 한복은 그의 결혼식에 엄마가 입은 옷이다. 그는 엄마가 해준 마요네즈 오징어채, 잣죽, 갈비쌈을 만들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엄마는 딸이 반찬을 잘 먹을 때마다 “너는 역시 한국인”이라고 했다. 조너는 “음악을 통해 내 삶이 완전히 바뀌었지만, 음악은 내가 느낀 것을 정리하는 것을 도왔을 뿐 여전히 엄마가 없다는 사실이 혼란스럽다”고 털어놨다.
내년 2월까지 한국에 머무는 그는 한국어와 요리를 배워 책을 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팬들에게 “부디 공연에 많이 와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에 계신 큰이모가 회사도 없고 월급도 안 받는 내 직업을 이해 못 한다”며 “큰이모에게 북적이는 공연장을 보여줘 루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다”며 웃었다. 공연은 14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하나투어브이홀. 02-322-2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