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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4번째 찾아오는 ‘오겐키데스카∼’

입력 | 2017-12-05 03:00:00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개봉 예정이라는 소식에 원작인 동명 TV 드라마를 만든 일본 이와이 슌지 감독이 떠올랐다.

감독을 한국에 널리 알린 건 영화 ‘러브레터’. 국내 개봉은 1999년으로 지금으로부터 무려 18년 전이다. 1999년에서 다시 18년을 빼면 1981년이고, 그해 국내 개봉한 해외 영화로는 ‘슈퍼맨2’ ‘13일의 금요일’이 있다. 그러니까 지금 영화 ‘러브레터’에 관한 기억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1999년 기준으로 그런 케케묵은 영화를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사실 ‘러브레터’는 국내에서 3번이나 재개봉됐고, 또다시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마치 ‘오겐키데스카∼ 와타시와 겐키데스(잘 지내나요, 저는 잘 지냅니다)!’라는 주인공의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것 같다. 기억도 묵어가고, 사람도 묵어가는데 영화는 여전히 설원처럼 차가운 처음의 느낌을 그대로 전한다. 예술가들이 작품을 남기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모양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