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계올림픽은 오랜 세월 우리나라에게 ‘2% 아쉬운’ 국제대회였다. 한국은 2014년 러시아 소치올림픽까지 총 53개의 메달을 획득했는데, 이중 쇼트트랙에서만 무려 42개(약 81%)의 메달을 얻었다. 나머지 11개는 스피드스케이팅(9개)과 피겨스케이팅(2개)에서 나왔는데, 이는 이상화와 김연아 같은 특급인재들의 등장이 만들어 낸 기대 이상의 전과였다. 한눈에 봐도 종목별 메달 편차가 컸다.
2018 평창올림픽은 이제 개막을 70여일도 남겨 놓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겨울대축제인 만큼 한국은 새로운 종목의 새로운 특급인재를 찾고 있다. 누군가가 제 2의 김연아, 이상화와 같은 활약을 펼쳐 성적과 흥행에서 견인차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한국 스켈레톤 국가대표팀 ‘에이스’인 윤성빈(23·강원도청)은 평창올림픽에서 맹활약을 기대해 볼만한 특급인재다. 더군다나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스켈레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큰 관심이다. 윤성빈은 26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44초3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윤성빈은 2015~2016시즌 월드컵 7차 대회에서 아시아선수로는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며 단숨에 스켈레톤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어 열린 2016~2017시즌 월드컵 1차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금빛 질주를 계속했다.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인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중이다. 좋은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한국 최초로 썰매종목 금메달도 기대해볼만 하다.
윤성빈이 다가오는 평창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려면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3·라트비아)의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두쿠르스는 이번 대회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45초51을 기록해 최종 6위에 머물렀으나 1차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한 전통의 강자다. 3차 대회전까지는 윤성빈과 함께 IBSF 세계랭킹·월드컵랭킹 공동 1위에 올라 있기도 했다. 그러나 윤성빈의 질주에 두쿠르스도 한풀이 꺾인 상황이다. 윤성빈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225점을 추가해 랭킹 단독 1위(660점)로 올라섰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