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왕벚나무
꽃에 가려졌지만 왕벚나무의 낙엽도 꽃만큼 아름답다.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나라의 왕벚나무를 일본에서 수입한 나무로 이해하고 있다. 왕벚나무는 우리나라 제주도와 전남 해남에서 자생한다. 그래서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천연기념물 제156호와 제주시 봉개동 천연기념물 제159호,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 천연기념물 제173호의 왕벚나무는 우리나라 자생 식물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다. 더욱이 자생 식물은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아주 높기 때문에 특별히 보존해야 한다. 자생하고 있는 왕벚나무를 직접 본다는 것은 단순히 한 그루 나무와의 만남이 아니라 문화재와의 만남을 의미한다. 이처럼 나무에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인문학의 역할이다.
왕벚나무는 꽃이 잎보다 먼저 핀다. 다섯 장의 꽃잎은 백색 혹은 연한 홍색을 띤다. 다섯 장의 꽃잎 뒤에는 다섯 장의 붉은색을 띠는 꽃받침이 있다. 왕벚나무는 요즘 우리나라 가로수로 각광받고 있는 나무다. 지자체에서 꽃을 선호하는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봄철 행사를 만들기 위해 많이 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왕벚나무의 꽃이 지고 나면 이 나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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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