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군인이 아주대병원 외상집중치료실에서 침대에 “무명남”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14일 오전 총상을 입고 귀순한 북한 군인이 아주대병원 외상집중치료실에서 군인들의 입회하에 치료를 받고 있다.
긴박한 하루를 보낸 수원 아주대 의료원 권역의료센터 1층의 외상집중치료실. 13일 오후 JSA에서 비무장한 북한 병사가 북한 군인의 총상을 입고 목숨을 걸고 남측으로 귀순했다. 헬기로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진 병사는 하룻 동안 여러번 생사의 고개를 넘나들었다.
외상센터 건물과 떨어져 멀리서 망원렌즈로 1층부터 3층까지 관찰했지만 거의 모든 창문에는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었다. 작은 렌즈로 갈아 끼운 후 병실 옆으로 붙었다. 블라인드의 좁은 틈사이로 1층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의 분주한 움직임이 보였다.
하지만 북한군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순간, 과거 중동 오만에서 석해균선장이 중환자실에 있을 때의 취재 경험이 떠올랐다. 당시 병원에 잠입해서 침대머리와 수액에 적힌 이름을 확인해 석 선장을 취재했던 경험…. 치료실 침대위의 여러 수액을 클로즈업 해서 확인하니 ‘무명남’, 18세 생년월일 990101이라고 적혀 있었다. 치료실 침대는 북한병사의 다리만 보였다.
전영한기자 scoopjy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