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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준 조합장 “시장 깨끗해지자 떠났던 고객들 다시 돌아와”

입력 | 2017-11-14 03:00:00

포목점 운영하는 조덕준 조합장




“서울 서남부 지역의 상인들 중 여기 송화시장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시장 상황이 어떠냐는 질문에 조덕준 송화벽화시장 조합장(69·사진)이 내놓은 답변이다. 조 조합장은 2003년 설립 인가를 받은 이 시장의 상인협동조합을 만든 인물이다. 중간에 3년 정도 공백 기간을 제외하고 10년 이상 조합을 이끌어 왔다.

조 조합장은 아내와 함께 시장 내 포목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직장에서 퇴직한 후 35년 전부터 아내가 해오던 가게에 합류했다. 1970년대 중반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시장은 30년이 훌쩍 넘도록 상인들이 파라솔을 펴 놓고 장사를 했다. 그는 2001년부터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했다. 처음에는 상인 설득이 쉽지 않아 설립 인가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정부가 8억 원을 내고 상인들이 2억 원을 모아 추진한 아케이드 설치 공사가 끝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시장이 깨끗해지자 대형마트로 떠났던 고객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조 조합장은 “지금 각 상점에서 조합비로 월 6만 원을 걷는데 이는 다른 시장보다 2, 3배 많은 액수다. 그래도 시장이 좋아지니 상인들이 기꺼이 낸다”고 했다.

송화시장은 지난해 8월 ‘골목형 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아케이드 천장에 명화 15점을 그렸다. 직장을 다니던 시절 유럽에서 18년간 근무했던 조 조합장이 ‘시장에도 문화를 입히자’고 낸 아이디어였다. 시장의 공식 이름도 올 2월 ‘송화골목시장 상점가 진흥협동조합’에서 ‘송화벽화시장’으로 아예 바꿨다.

이 그림들은 해가 지면 조명을 받아 시장을 더 멋들어지게 만든다. 인근을 지나다 시장 천장의 그림이 눈에 띄어 호기심으로 찾아오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조 조합장은 또 다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인근 동네에 사는 사람들이 재능을 기부하거나 덕원예고 등 인근 학교 학생들이 직접 시장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주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시장이라는 가치를 입히겠다는 의도에서다.

조 조합장은 “지금까지 성장해온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조합원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단결이 잘되고 있어 앞으로 발전하는 건 시간문제”라며 웃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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