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로 2억6000만원 챙긴 일당 입건… 거짓후기 올린 병원장 등도 적발
“○○성형외과에서 수술 받았는데 원장님께서 꼼꼼하게 상담해 주셨어요.”
지난해 8월 포털 사이트 네이버 ‘지식iN’ 코너에 올라온 “눈 성형 유명 병원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한 누리꾼의 답변이다. 이 누리꾼은 “원장님께 이것저것 시시콜콜히 물었는데 친절히 설명해줘 믿고 수술했다”며 호평을 늘어놨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요청과 답변은 ‘짜고 친 고스톱’이었다. 성형외과 측이 불법으로 네이버 계정(ID)을 구입해 조작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 등은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포폰 130여 대를 활용해 네이버 계정을 만들었다. 네이버 회원 가입을 할 때 다른 사람 명의로 휴대전화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이용한 것. 이 씨 등은 명의 제공자들에게 매월 2만 원씩 줬다.
이 씨 등은 네이버 계정 수를 늘리기 위해 대포폰 전화번호를 매일 두 차례씩 바꿨다. 네이버에 가입할 때 전화번호 1개로 3개의 계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대포폰 1대로 네이버 계정을 6개씩 만든 것이다.
광고 대행사들은 네이버 계정을 개당 2000∼5000원에 사들여 조작된 글을 네이버에 올렸다. 한 계정으로 요청을 올린 뒤 다른 계정으로 준비된 답변을 올리는 방식이었다. 한 성형외과 원장은 광고대행 비용을 아끼기 위해 불법 네이버 계정 270개를 산 뒤 병원 직원들을 시켜 130여 건의 가짜 성형 후기를 올리도록 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