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유통산업 규제 비교’ 보고서 佛, 일요일 영업제한 완화로 유턴 日, 유통출점-영업시간 제한 폐지 韓, 복합 쇼핑몰로 규제 확산 조짐
이날 오후 파리 최대 백화점 갤러리라파예트 역시 관광객으로 가득 찼다. 이 백화점은 1층 화장품 매장에서 물건을 사면 해당 매장이 아닌 메인 계산대에서 돈을 지불하게 돼 있다. 메인 계산대 앞에는 20여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화장품 매장 직원은 “중국 명절(국경절) 덕에 관광객이 더 늘었다. 관광객은 요일 구분 없이 쇼핑을 즐기니 일요일에도 사람이 많다”고 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이 백화점들은 일요일에 문을 닫았다. 가톨릭 국가인 프랑스는 노동자들이 주일인 일요일에 쉴 수 있도록 소매점포의 일요 영업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2015년 정부의 규제완화 움직임으로 인해 올해부터 파리 관광지역 갤러리라파예트, 봉마르셰, 프랭탕 등 주요 백화점은 일요 영업을 시작했다. 테러리즘으로 관광객이 줄고 소매 경제가 위축되자 규제 완화로 돌아선 것이다.
프랑스 유통업계는 일요 영업을 반기고 있다. 올 초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갤러리라파예트는 “일요 영업으로 52일 영업일수가 늘어나 오스만 본점 하나로만 일자리 1000여 개, 매출 5∼10%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백화점 직원의 92%는 일요 영업에 찬성해 왔다.
일본은 최근 도시기능 개선 및 재생 차원에서 유통 출점을 독려하고 있다. 한경연에 따르면 일본은 1973년부터 ‘대규모 소매점포에 있어서 소매업의 사업 활동의 조정에 관한 법률’(대점법)을 통해 유통 출점, 영업시간 등을 제한했지만 2000년 폐지했다. 그 대신 ‘대규모 소매점포 입지법’(대점입지법)을 도입했다.
국내 유통업 관련 규제는 반대로 강화되는 추세다. 정부 및 여당은 대형마트뿐 아니라 복합쇼핑몰도 월 2회 일요일 영업을 금지하고 출점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규제 목적은 중소상인 보호다.
이 때문에 소비자 후생과 도시 재생에 따른 사회적 후생은 외면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케아 광명점, 스타필드 하남 및 고양. 신세계 시흥 프리미엄아울렛 등 최근 3년 동안 생긴 복합쇼핑몰은 신도시 개발과 맞물려 생겼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