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환 배재대 관광축제 대학원장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시는 매년 8월 한 달 동안 6개 문화예술축제를 운영하면서 도시 인구의 3∼5배에 이르는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전 세계 공연기획자들은 에든버러 축제에서 인정받아야 세계적인 공연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축제에 참가한다. 이로 인한 경제 파급 효과는 8000억 원에 이른다.
독일 뮌헨의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맥주뿐 아니라 육류 등의 소비 촉진에도 기여하며 1조 원에 이르는 경제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 중국 하얼빈 빙등축제 역시 영하 30도의 강추위로 얼어붙은 도시경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지역 발광다이오드(LED)산업 활성화와 1만 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 1조 원을 넘는 경제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 경쟁력 있는 축제가 세계적인 도시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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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축제는 관광객 유치는 물론 지역의 여러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도시 브랜드를 향상시키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문화관광축제는 이른바 ‘등급한도제(일몰제)’ 실시로 방향성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성장한 후에도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마치 유망선수를 키워놓고 세계 랭킹전에 데뷔시키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중앙정부가 ‘축제는 소비적’이라는 인식 아래 무조건 구조조정에 나서서는 안 된다. 엄격한 평가의 잣대를 제시하되, 가능성 있는 축제에 대해선 홍보, 안전, 콘텐츠, 운영 등 전반에 대한 멀티 컨설팅과 교육을 지속해야 한다. 이런 선순환 과정을 거쳐야만 명품축제가 탄생하고 소비적인 축제가 사라진다.
이렇게 열리는 축제가 지역은 물론 국가브랜드를 높이는 강력한 효자 축제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 시장을 향해 힘차게 진출할 수 있는 축제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정강환 배재대 관광축제 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