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간판 철거나선 구청직원들 2일 송파구청 직원들이 법정 규격을 지키지 않은 불법 간판을 철거하고 있다. 송파구 가락본동에는 최근 3, 4년 사이 24시간 노래연습장과 단란주점이 급격히 늘면서 거주환경이 악화될까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송파구 제공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손님을 끌기 위해 간판은 더욱 커지고 화려해진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간판 글씨는 폭 45cm, 길이 10m를 넘기면 안 된다. 그러나 글씨 크기를 더 크게, 심지어 돌출형으로 만들고 화려한 조명까지 활용하는 업소가 대부분이다. A아파트 주민들은 “밤에 잠을 자야 하는데 간판 빛이 번쩍거려 고통스럽다” “길에서 호객행위가 너무 심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괴롭다”며 송파구청에 계속 민원을 넣었다.
10년 전 이곳에 입주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가락본동은 이 정도로 어지럽고 시끄럽지는 않았다. 그러나 3, 4년 전부터 서울 도심 퇴폐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과 주민 항의가 거세지자 업주들은 외곽으로 영업할 곳을 찾았고 이곳도 그중 한 군데가 됐다. 일종의 풍선효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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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락본동에만 노래연습장 61곳, 유흥주점 40곳, 단란주점 20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27곳은 일반음식점 허락을 받았지만 사실상 술집 영업을 한다. 김종화 송파구청 위생관리팀장은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퇴폐영업이 이뤄질 우려가 많아 업소 안에서 문을 잠글 수 없도록 해놓았다”고 말했다. 이 ‘잠금해제’ 조치를 거듭 어기면 영업정지 처분도 내려진다.
주민들은 2일 행동에 나섰다. 주민대표 수십 명과 송파구청 공무원들은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거리에서 성매매 근절과 유해환경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벌였다. 무분별한 호객행위를 막고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업주들에게 단합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에 맞춰 구청은 규정에 맞지 않는 거대 간판들을 업주 동의를 받고 철거했다. 박철구 송파구청 광고물정비팀장은 “과도한 조명과 간판을 스스로 철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4시까지 구청 직원과 주민의 ‘감시’는 이어졌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