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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북제재에 잔뜩 위축… 본보기식 숙청-처형 재개”

입력 | 2017-11-03 03:00:00

국정원, 정보위 국감서 北동향 보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한동안 자제해 오던 본보기식 숙청과 처형을 재개했다고 국가정보원이 2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보고했다. 현재 김정은은 지위에 불안을 느껴 잔뜩 움츠려 있고 2월 살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행방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정보위 간사에 따르면 국정원은 최근 북한 주요 동향 보고에서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 축하 행사를 1면에 게재하지 않았다’는 죄목으로 노동신문사 간부 몇 명을 혁명화 조치했다”고 보고했다. 혁명화 조치는 지방 농장으로 좌천시켜 노역을 하게 하는 북한식 사상교육을 뜻한다. 또 김정은은 평양 고사포부대 정치부장을 부패 혐의로 처형했다. 국정원은 구체적인 처형 방식이나 시점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한 정보위 위원은 “김정은이 얼마 전까지 광폭 행보를 보이던 것과 달리 움츠려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핵 개발에 매달리고 있지만 대북 제재 압박에 불안감을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은 북한을 비판하고 있는 ‘백두혈통’의 일원인 김한솔의 행방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일단 비핵화 협상에 호응해 제재 완화를 도모하거나 더욱 강력한 통제로 내부 불만을 억누르며 핵무력 완성도를 높여 나가는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경제·핵 병진 노선’을 추진해 왔지만 실제로는 핵과 미사일 개발에 체제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평가했다. 경제 부문은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버티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국정원은 대북 제재가 철저히 이행될 경우 내년 이후 북한에 ‘고난의 행군’ 수준의 경제난이 도래해 김정은 정권의 정치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3.9%이던 경제성장률이 2018년 최대 마이너스 5%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추가 핵·미사일 발사 실험을 준비 중인 징후도 포착됐다. 평양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트럭 등 차량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산음동 병기연구소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만드는 곳이다. 국정원은 “북한이 추가 핵실험과 핵탄두의 소형화, 다종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말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을 인출해 재처리 활동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했다. 원자로를 가동한 뒤 나오는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얻을 수 있다. 한 정보위 위원은 북한의 핵실험 장소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지하갱도 붕괴로 200명이 사망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대북 제재 등으로 정보기술(IT) 기술자의 해외 파견 외화벌이가 어려워지자 ‘금전 탈취 해킹’에 주력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파악했다. 정찰총국 산하 해킹 조직이 국내 은행과 증권사, 가상화폐거래소 등을 타깃으로 선정해 해킹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정황이 지속적으로 포착됐다. 또 북한의 해킹이 자금 추적이 불가능한 가상화폐에 집중되고, 사회 혼란을 조장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 파괴 시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6일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 참모들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조 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로서 비서실장이 당일 공석인 상황에서 국정 현안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적 특성을 고려해 부득이 위원회에 참석할 수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최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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