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일 수요일 흐림. 핼러윈. #267 Helloween ‘Dr. Stein’(1988년)
독일 헤비메탈 밴드 헬로윈의 ‘Dr. Stein’ 싱글 표지.
10대 때 날 처음 음악에 빠져들게 만든 바로 그 곡. 독일 헤비메탈 밴드 헬로윈의 ‘Dr. Stein’이 담긴 45회전 싱글 레코드를 찾았다.
내가 몇 학년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 가족이 자가용을 산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가족 모두가 신났던지 주말마다 근교 나들이를 갔다. 형은 그날, 요즘 말로 하면 믹스테이프를 조심스레 카 오디오에 밀어 넣었다. 집에 있는 LP레코드들에서 이것저것 좋아하는 노래를 한데 모아 정성스레 녹음한 카세트테이프.
양손과 양발 끝에서 120볼트짜리 전류가 발전됐고 그것은 4개 방향에서 심장 쪽으로 질주했다.
한 뼘마다 전류는 두 배로 증폭했다. 0.5초 만에 심방과 심실로 미끄러져 들어오니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 찰나가 내 세계의 자전축을 영원히 33.5도쯤 돌려놨다.
헬로윈은 ‘파워 메탈’ 장르의 선구자다. 가운데 하이픈을 넣어 ‘파워-메탈’로 써줘야 될 것 같은 우직한 이름. 단거리 달리기처럼 질주하는 리듬, 동요나 만화 주제가처럼 쏙 들어오는 멜로디, 초고음 보컬….
어제, 핼러윈의 밤에 며칠 전 산 ‘Dr. Stein’ 레코드를 꺼냈다. 팀명인 헬로윈은 핼러윈, ‘Dr. Stein’은 프랑켄슈타인의 변형이다. 노래 속에서 괴짜 DNA 실험가 박사의 기괴한 피조물들이 세상 밖으로 탈출한다. 그것은 핼러윈 데이. 내겐 오래전 그날이 다름 아닌 핼러윈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