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영화제 기획 정란기씨… 伊정부서 국가공로훈장 받아
31일까지 서울과 인천에서 열린 ‘이탈리아 영화제’를 기획한 정란기 씨(51·번역가·사진)는 14일간 진행된 영화제를 마감하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로 9회째 이탈리아 영화제를 열고 있는 정 씨는 이 공로로 최근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이탈리아 국가공로훈장(Cavaliere dell‘ordine della stella Italiana)’을 받았다. 이 상은 이탈리아를 널리 알리거나 위상을 높인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대학에서 일본어를 전공한 정 씨가 이탈리아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결혼 직후 남편과 함께 이탈리아를 방문하면서부터. 이탈리아어를 배우지 않아 TV에 나오는 이탈리아 영화가 무슨 의미인지는 몰라도 아름다운 장면으로 가득했다. 정 씨는 “그때 말을 알아들으면 더 볼 게 많고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게 언어 공부부터 하면서 영화와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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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준비에는 이탈리아에서 만난 현지 영화인들이 큰 도움을 줬다. 상영하고 싶은 영화는 해당 감독과 직접 e메일을 주고받으며 허락을 받았고, 베니스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정 씨가 영화제에 전시하고 싶은 사진을 직접 보내주기도 했다.
저작권 해결부터 장소 섭외까지 모든 걸 혼자 하던 이탈리아 영화제는 올해부터는 이탈리아문화원과 서울시가 협조하는 큰 행사로 자리 잡았다. 서울과 인천 등 7군데 극장과 전시장에서 70여 편이 상영됐고, 영화와 관련된 사진도 200여 점이 전시됐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