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故 김현식 6집 앨범 이미지.
⑪ 김현식-내사랑 내 곁에
음악 마니아들에게 11월1일은 ‘엄숙한’ 기념일이다. 여전히 우리 대중음악계를 지배하는 불멸의 명곡들을 남긴 유재하, 김현식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날이다. 두 가수는 각기 부드러운 미성과 거친 탁성으로 상반된 음색을 가졌지만, 서정적 노랫말로 빚어내는 사랑과 고독의 노래를 쓸쓸한 영혼에 담아 불렀다는 점은 비슷하다.
두 사람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노래들이 많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 배우 김주혁의 안타까운 부음에 떠오른 노래는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이다. 구슬픈 바이올린 선율 위로 울부짖듯 토해내는 김현식의 거친 목소리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지 못하는 절절함 그 자체다.
90년대엔 빈 카세트테이프에 여러 노래를 녹음해 나만의 편집앨범을 만드는 게 유행이었다. 대학 시절 ‘내 사랑 내 곁에’를 처음 듣고, 당시 이별한 적도 없는데 공연히 노래에 꽂혀, ‘내 사랑 내 곁에’ 1곡을 빈 테이프에 가득 채워 오후 내내 목 놓아 따라 부르던 일이 떠오른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