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이중언어 인재 DB 확대 교육부, 영재교육 참여 대학 늘려
러시아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파나마료브 다니엘 씨(22)는 어릴 적 옥탑방에 사는 형편이라 학원에 갈 엄두를 못 냈다. 성적도 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중학교 시절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학교’에 참여한 뒤 삶의 태도가 달라졌다. 평소 접하지 못한 대학 교수진의 수업과 대학생 멘토의 조언은 입시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 현재 연세대 노어노문학과 학생이자 해병대 입대를 앞둔 학군사관후보생(ROTC)인 다니엘 씨는 “러시아에 진출할 연예기획사의 일원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LG는 2011년부터 부모 나라의 현지어와 한국어 등 이중 언어에 소질을 보이고 과학 분야에서 재능을 드러낸 다문화 청소년에게 2년 동안 한국외국어대, KAIST 교수진의 교육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제 과학 엑스포 수상자, 명문대 입학생 등 수료생 250명을 배출했고 온라인과정 수강생은 800명이 넘었다.
이 같은 다문화 영재 양성 사업은 지금껏 기업이 주로 담당해 왔지만, 내년부턴 정부의 관련 정책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우리 사회에서 지도층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을 적극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다문화 자녀의 대학 진학률이 2012년 53.3%에서 2015년 68.1%로 상승하는 등 향학열이 대단하고, 베트남 등 신흥공업국과의 교류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