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심동섭.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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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올해 정규시즌 불펜진 방어율은 8위(5.71)였다. 정규시즌 우승팀의 이미지와 걸맞지 않은 성적표다. 특히 한국시리즈(KS)와 같은 단기전에서 KIA의 약한 뒷문은 엄청난 불안요소였다. 더구나 김재환~오재일 등 두산의 강력한 좌타라인을 막아내기 위한 카드 한 명이 절실했다. 그 특명을 받은 이가 입단 8년차 좌투수 심동섭(27)이다. 여기에는 KIA 불펜에서 가장 강력한 좌투수라는 김기태 감독의 믿음이 깔려있다.
지난해까지 심동섭의 포스트시즌(PS) 경험은 2011년 SK와 준플레이오프(준PO)가 유일했다. 2016시즌에는 와일드카드결정전(WC)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정규시즌 팀 내 최다 54경기에 등판하며 마운드를 지켰지만 가을야구 엔트리에서 그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9월 이후 14경기에서 방어율 8.53으로 무너진 게 결정적 이유였다. 게다가 당시 WC 엔트리에 포함된 좌투수가 양현종과 고효준, 두 명뿐이었다는 점이 심동섭에게 더 큰 자극제가 됐다.
정규시즌 내내 고생한 제자를 엔트리에서 빼야 하는 김 감독의 마음도 편하지 않았을 터. 그래서일까. 김 감독은 심동섭에게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을 잊지 말라”는 짧고 굵은 메시지만 남겼다. 심동섭은 “WC 엔트리에 들지 못한 직후였다. 감독님께서 ‘지금 이 순간을 잊지 말라’는 말씀만 해주셨다”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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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심동섭의 어깨 상태는 100%가 아니다. 재활과 치료를 병행하며 통증을 줄였지만, 여전히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투구 시 팔각도를 올렸는데, 동작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통증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에 따른 스트레스도 심했다. 그는 “팔을 내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팔을 올리면) 통증이 있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KS 우승을 향한 의지는 꺾을 수 없다. “일단 KS를 잘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을 뗀 그는 “어떤 상황이든, 마운드에 오르면 무조건 내 베스트로 공을 던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